6/17/2007

漢字語が分かれば韓国文が容易に読めます (3)

삼나무숲 노천[露天]탕에 그윽한 생[生]의 휴식[休息]

(*)삼나무 杉; 숲 林、森;

JUNE 01, 2007 03:21
조성하 (summer@donga.com)

도쿄[東京] 역[駅]을 출발[出発]한 신칸센[新幹線] 열차[乗車]. 한 시간[時間]쯤 달렸을까. 다카사키 역 이후[以後]로는 내내 터널 안이다. 분명 산악[山岳]을 지나는 것이리라. 조모고겐 역에서 다시 시작된 긴 터널. 신칸센으로도 13분을 달릴 만큼 길다. 그 암흑 공간을 탈출하기 직전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. 종착역인 에치고 유자와 도착을 알리는 방송이다.

이것이다. 국경[国境]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니 설국이 펼쳐졌다로 시작[始作]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[小説] 설국 첫 머리의 그 긴 터널이. 한겨울이라면 밤의 밑바닥이 하얗게 변했다는 다음 글귀 역시 실감하리라. 니가타는 한겨울에 눈이 4m 이상 내리는 설국이니까. 그러니 잊지 마시라. 류곤 온천 료칸을 여행할 때는 설국을 체험으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.

에치고 유자와. 소설[小説] 설국의 무대이면서 동시에 야스나리가 원고를 쓰기 위해 묵었던 온천[温泉]마을이다. 유독 료칸에 묵으며 글쓰기를 즐겼던 이 소설가. 그 료칸 다카한은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킨다. 물론[無論] 세월[歳月]만큼 변화[変化]가 커 모습은 호텔로 변했어도. 그래도 집필실[執筆室]만큼은 2층에 옛 모습 그대로 보존[保存]돼 있다.

료칸 류곤은 이 에치고 유자와 역에서 멀지 않다. 자동차[自動車]로 15분 거리[距離]인 무이카마치 온천마을의 산자락 평지[平地]에 있다. 40년[年]째 영업[営業] 중이라는데 외형[外形]만 보면 수백[数百] 년 됨 직해 보인다. 고풍스러움이야말로 류곤의 자랑이지요. 몇 채만 빼면 대부분 100년 이상 된 고옥들로 모두 근처에서 옮겨왔습니다. 료칸 사무를 총괄하는 요스케 시노하라 씨의 설명이다.

설명을 듣고 보니 연못을 낀 삼나무 숲가의 정원을 고옥 여러 채가 둥그렇게 둘러싼 형국이다. 온천이라고 하나 근처는 한가로운 농촌 모습이다. 그래서 료칸이라는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이 고을의 대가로 오해할 만큼 류곤의 건축은 품위 있고 고풍스럽다. 그중 백미는 250년 된 무사가옥. 근처 시오자와 마을의 만석군이자 사무라이였던 사람의 집으로 객실로 사용 중이다.

역사[歴史]를 배경[背景]으로, 고풍[古風]을 테마로 한 전통[伝統] 료칸 류곤. 객실[客室]에는 그것이 그대로 담겨 있다. 정갈한 다다미방에는 이로리(방 한가운데 천장걸이 주전자가 있는 숯불 놓기 공간)가 있고 문[門]을 열면 연못과 숲, 정원[庭園] 풍경[風景]이 그림처럼 펼쳐진다. 벽에 걸린 서액의 글씨도 품위가 있다.

노텐부로는 삼나무 숲가에 있다. 수면[水面]에 반사된 진초록 숲과 파란 하늘 그리고 상큼한 공기. 자연[自然]의 정기[精気]가 온천수[温泉水]에 그대로 녹아들어 내 몸에 스며들 것 같다. 고요한 정적[静寂] 가운데 오로지 들리는 것은 온천수가 흐르는 작은 소음뿐. 이마저 류곤에서는 음악이 된다.

그러나 이것 역시 류곤의 진수[真髄]는 아니다. 그것은 저녁식사[食事]의 상[膳] 위에 펼쳐진다. 그 빛나는 음식[飲食]. 지난 40년 류곤의 부엌에서 할머니가 된 늙은 찬모와 비슷한 세월 동안 근처 이와나 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숯불로 구워 온 74세 노장의 손길로 빚은 니가타의 향토요리[郷土料理]다.

여기에 사케(일본 청주[清酒])의 고향[故郷] 니가타의 90여 개 양조장[醸造所]에서 빚은 미주의 향연까지 반상에 펼쳐지면 류곤의 저녁상은 황제의 정찬 못지않게 격상되고도 남는다.

하지만 진수 중의 진수는 마지막 순서인 쌀밥. 쌀의 고장 니가타에서 생산[生産]되는 일본 최고[最高]의 쌀 고시히카리, 그중에서도 긴자의 요정[料亭] 주인이라면 누구나 최고로 치는 우오누마산 쌀, 그중에서도 최상품[最上品]으로 손꼽히는 시오자와산 고시히카리로 지은 밥이다. 그러니 류곤에 묵음이란 바로 니가타의 진수를 섭렵함이다. 료칸 여행의 진수를 또 하나 체험하는 것과도 같다.

Source: dongA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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